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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Macro investment

<Macro investment> Chapter 19. 사회적 대변동은 절호의 기회

거시적 트레이더들이 그러듯이 론 배러는 자신만의 메이저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 '재앙의 사탄'은 아주 나쁜 상황에서 최상의 것을 창조해 거두한 부를 이뤘다.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론은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 과정에서 공익 법규에 관한 논문을 쓰고 있었다. 그는 연구를 통해, 원자력은 미국에서 장래성이 없고 원자력에 크게 의존하는 공익기업 모두 매우 심각한 재정 붕괴를 겪고 있다는 확고한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관점을 기반으로 론은 수업료 일부를 이용해 주식 2종을 공매도했다. 하나는 원자력 프로그램의 부담감으로 발버둥 치고 있는 롱아일랜드 라이팅이고, 다른 하나는 원자력발전소 장비의 주요 제조사인 웨스팅하우스였다.

 

론이 거래하고 이틀 후 체르노빌 원자로에 불이 났고, 소련의 가장 비옥한 밭이 1,000제곱마일 이상이나 불에 탔다. 다음 며칠 동안 웨스팅하우스와 롱아일랜드 라이팅은 원자력에 의존하는 미국의 다른 공익기업 주식들과 함께 추락했고, 그 바람에 론은 떼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체르노빌 사건으로 공익기업 주가가 떨어졌다는 사실이 아니였다. 그것은 아주 뻔한 결과였다. 론의 관심을 끈 것은 체르노빌 참사의 보다 미묘한 거시적 거래 측면이었다.

 

론은 제너럴 밀즈, 퀘이커 오츠, 필스베리 같은 식품 가공 기업 주식들이 그 뉴스에 일제히 상승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이유는 간단했다. 소련 곡창 지대의 재해로 인한 곡물 부족을 우려해 전 세계 곡물 선물시장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러나 경험 있고 박식한 트레이더가 시장성을 개발하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 지나, 제너럴 밀즈와 퀘이커 오츠 같은 곡물 가공 기업들의 주가는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윤 감소 전망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은 론에게 소중한 통찰이었을 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직관의 기회를 제공했다. 론은 그 이후 묵시록의 네 기수 중 누구든 전속력으로 달릴 때마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곳마다 가파르게 올라가거나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찾는 일에 전념했다.

 

 내가 이 장에서 이야기할 위험은 많고도 다양하다. 지진, 가뭄, 홍수 같은 자연재해뿐 아니라 잔인한 전쟁, 아프리카의 쿠데타, 인터넷의 예술문화 파괴 행위, 수십 년간 횡포를 부린 석유 파동 같은 인공적 대변동이 포함된다. 지속적인 위험으로는 각종 질병과 전염병이 있다. 에이즈의 유행, 밀에 피는 곰팡이의 악성 신종, 새 영역으로 침투하는 대만 흰개미 같은 것도 있다.

 

 이런 위험들이 본래 지닌 기회를 파악하려면 매우 특별한 거시적 사고가 필요하며, 그것은 철저한 연구에 기반한 선견지명이어야 한다. 그 특별한 거시적 사고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론이 떼돈을 번 거시적 거래를 분석하는 일일 것이다. 그 일을 하는 동안, 거시적 파동 논리라는 공통된 실이 사탄의 각 거래들을 통과하고 있음을 유의하라.

 

 첫째, 각각의 거시적 거래는 예기치 않았던 어떤 재난에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 종종 사실과 가정의 복잡한 길을 따라 이동한다. 마지막으로 목적지에서 결말이 난다. 즉, 어떤 주식이나 주식군, 또는 가파른 상승이나 하락을 앞둔 어떤 업종에서 끝난다.

 

대만에 지진이 나면 삼성 주식을 사라

 리히터 지진계로 7.6을 기록한 대지진이 대만을 강타해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많은 공장이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진 뉴스를 듣자마자 론의 머릿속에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들의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대만은 세계 DRAM 칩 공급량의 15%를 차지하니, 이번 지진으로 세계의 DRAM 공급량이 달릴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런 가정에서 론은 삼성과 현대 같은 DRAM 칩 생산의 선두 주자들이 이익을 볼 거라고 추측했다. 이제 두 기업이 충분히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만의 여러 컴퓨터 제조 공장이 생산을 중단해 애플과 델 같은 컴퓨터 제조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생각했다. 델은 비용 절감 수단으로 항상 소량의 재고만 보유했으므로 특히 취약할 것이고, 애플은 대만에서 계약 생산하는 신형 G4 파워맥 컴퓨터를 한창 소개하는 중이었다.

 

 론은 이런 가정에 입각해 즉시 삼성과 현대 주식을 5,000주씩 매입했고, 그다음 날 각각 10%의 이익을 남기고 매도했다. 게다가 애플과 델의 주식을 5,000주씩 공매도했고 이 두 기업의 주가가 한 달 사이에 20% 가까이 하락하는 것을 보며 흐뭇해했다. 

 

후세인이 가져다준 선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 중 하나인 쿠웨이트는 과대망상증에 걸린 독재자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이 독재자는 이스라엘을 파멸시키고 지구상의 거대한 사탄인 미국에 굴욕감을 안겨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아주 젊었던 론 대위는 전쟁이 터지는 것을 보고 자신의 예비 부대가 소집되는 건 아닌가 생각하면서 시나리오 여러 개를 구상했다. 론에게 가장 분명해 보이는 거시적 거래 종목은 국제 유가가 급상승할 것이 확실한 에너지 주식이었다. 국제 유가가 급상승할 것이 확실한 에너지 주식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중동의 민간 여객기들이 운행을 중단할 것이고, 그러면 에어프랑스와 트랜스월드 같은 운송회사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론은 에너지회사나 항공회사의 주식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이라크가 세균 탄두를 장착한 치명적인 스커드 미사일을 이스라엘로 날리고 있다는 CNN의 첫 보도를 들은 후에야 진짜 영감을 얻었다. 레이시언 주식을 5,000주 매입하면 간단하지만 멋지고 수지맞는 거시적 거래가 될 것이다. 레이시언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주 제조사로,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이라크의 스커드에 대한 제1 방어선이기 때문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연이어 스커드 미사일을 격추했다는 CNN 보도가 나온 후, 론은 이번 거래에서 얼마간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했다. 첫 번째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1월 18일에 발사된 후, 레이시언 주가는 사흘 동안 7% 상승했다. 그리고 두 달 사이에 론은 총 18%의 이익을 얻었다. 그때 론은 주식을 현금화했고, 몇 개월 후인 6월에 전쟁이 끝날 때까지 레이시언 주식에 손대지 않았다. 론은 육감에 따라 첫 거래로 벌어들인 이익금 전액을 레이시언 주식 공매도에 투자했다. 정말 흥미롭게도 불과 2~3주 만에 공매도에서 10포인트를 더 벌어들였다.

 

허리케인과 보험회사

 허리케인 앤드루가 플로리다 남부를 강타했을 때 바람은 시속 230킬로미터에 달했다. 평생 그렇게 끔찍한 허리케인을 경험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가끔 바보같이 구는 론은 마이애미를 떠나는 긴 자동차 대열에 끼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하우스보트에 웅크리고 앉았다. 보트의 이름은 이를 구입할 수 있게 해준 거래를 기념해 '패트리어트'라고 지었다. 하지만 그 보트 안에 웅크리고 앉은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날아가는 코코넛이 대포알처럼 하우스보트 옆구리를 강타하자, 그의 스위트홈에 엄청난 양의 물이 차기 시작했다. 보트가 가라앉거나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며 배수 펌프를 미친 듯이 돌리던 론은 오직 두 가지 사실에서 위안을 얻었다.

 

 첫째, 자신이 아끼는 배에 무슨 일이 발생하더라도 보호할 수 있는 탁월한 보험증서를 가지고 있었다. 둘째, 몇 주일 전 그는 허리케인 시즌을 맞아 애트나, 시그나, 가이코, 가장 큰 이익을 안겨줄 컨티넨털을 포함한 몇몇 보험회사의 주식 1만 주 이상을 공매도했다. 이 보험사들은 허리케인 앤드루의 피해 정도와 배상 요구 규모가 밝혀질수록 주가 하락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컨티넨털의 주가가 가장 빠르게 하락해, 한 달도 되기 전에 30% 이상 추락할 것이다.

 

다국적기업의 급소

 팔레스타인 시위자들이 이스라엘 군인 4명을 붙잡아 그중 2명을 살해했다는 보도를 들었을 때, 모든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론도 충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격분한 나머지 컴퓨터를 켜고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 주식 5,000주를 공매도했다. 그는 그런 행동이 적어도 두 가지 이유에서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다.

 

 첫째, 아랍과 이스라엘 간의 새로운 전쟁 발발과 유가 급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장이 하루나 이틀쯤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체크포인트 주식도 다른 주식 대부분과 더불어 똑같이 하락할 것이다.

 

 둘째, 거시적 거래에 더욱 유리하게도, 론은 체크포인트의 여러 사업체가 이스라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분쟁이 확대될 경우, 체크포인트의 많은 기술자와 경영 간부가 의무적으로 이스라엘 군대에 소집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와 같은 사실이 기업 경영을 더디게 하거나 심지어 마비시킬지도 모르기 때문에, 체크포인트 공매도가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론은 추측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주식은 하루 만에 10% 이상 하락했다.

 

멕시코와 씨티은행

 1994년 12월 멕시코가 페소를 평가절하한 것은 다른 여러 나라들에는 언짢은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론은 금융 업종 전체가 그것을 반기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문제는 멕시코의 평가절하로 인해 라틴 아메리카 주변국인 콜롬비아, 페루에서 칠레,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평가절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들 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멕시코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길 원해서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평가절하와 통화 체계의 불안정은 라틴 아메리카에 주요 대출을 보유한 은행의 신용 리스크를 상당히 증가시킬 것이다.

 

 그런 가정에 의거해 론은 즉시 씨티은행과 보스턴은행의 주식 1만 주를 공매도했다. 두 은행은 라틴 아메리카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거래로 론은 떼돈을 벌진 못했지만 그래도 며칠 사이에 3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존경하는 컴퓨터 바이러스 귀하

 론은 실제로 '러브 버그'라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수신했다. 러브 버그의 근원지인 필리핀 바깥에서 그것에 희생된 첫 번째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 못된 바이러스가 그의 이메일 시스템 밖으로 빠져나와 컴퓨터 내장 속으로 침투하는 동안에도 론은 브로커에게 전화를 걸어,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를 선도하는 세 기업인 미국의 시맨텍과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 일본 회사인 트렌드 마이크로의 주식을 매입하게 했다. 론에게는 하드 드라이브를 그토록 철저히 파괴할 수 있는 것이라면 존경받아 마땅할 뿐만 아니라 투자할 만한 가치도 충분히 있었다.

 

 러브 버그 바이러스는 정보 고속도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바이러스로 밝혀졌다.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 컴퓨터 시스템과 컴퓨터회사에 입힌 피해액은 80억 달러가 넘었다. 그로 인해 트렌드 마이크로 주가가 50% 이상 올랐고, 시맨텍과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의 제품 판매도 급증했다.

 

OPEC 악마가 뜨는 해를 만나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공부한 에너지 경제학 지식을 이용해 론은 석유 파동에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매우 솔직한 이론을 전개했다. 석유 파동은 적어도 서로 다르고 가끔 상반되는 네 가지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말했다.

 

 첫째, 높은 유가는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인플레이션 망령을 불러온다. 그로 인해 금과 다른 귀금속 관련 주식들이 오르는데, 시장이 이들을 인플레이션 헤지로 여기기 때문이다.

 

 둘째, 유가가 오르면 석유에 의존하는 업종인 항공기,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의 비용 증가와 이익 감소 전망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쉽다. 동시에 에너지 업종인 시추 장비와 석유 서비스 기업부터 대체 에너지 공급사까지 가격 상승과 유리한 수익 전망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셋째, 유가 상승은 가끔 경기 순환의 팽창 국면이 끝나고 주식시장 순환이 초반 약세 국면으로 접어드는 전조가 되기도 한다. 이는 투자 자금을 의료나 제약 같은 안정적인 업종으로 돌리라는 공개적인 권유이기도 하다.

 

 넷째, 석유 파동으로 인한 비상사태가 연준의 행동을 심각하게 변화시킬지도 모른다. 한두 차례의 쇼크로 연준은 금리 인상을 포기할지 모르며, 그런 조처는 증권과 금융처럼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업종에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높은 유가가 지속되어 인플레이션 속성률 상승으로 이어지면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 수단으로 재빨리 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이것은 금융 업종 주식들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론에 입각해 론은 2000년 여름과 가을에 발생한 에너지위기 기간 동안 몇 차례 거시적 거래에 관여했다. 제약주를 매입하고 증권주와 금융주를 공매도해 얼마간의 돈을 버는 동안 가장 재미를 본 거래는 애스트로파워라는 작은 기업의 주식을 2만 5,000주 매입한 것이었다. 에스트로파워는 규모는 작지만, 미국이 소유한 태양발전 제품의 최대 제조사다. 석유위기가 한창일 때 애스트로파워 주가에 불이 붙었다. 단 2개월 만에 주당 20달러에서 60달러로 뛰었는데, 론이 20달러에 매입해 60달러에 매도했다. 40포인트 상승으로 1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멋진 거래였다.

 

 

 

출처 :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